코로나 40

안산 쿠우쿠우, 파스쿠치

모처럼 관악의 연주자들이 다시 모였다. 건반, 기타, 드럼. 가기 전 2주 전 다녀온 블로거는 디너 21,900원이랬는데. 5월부터 오른건지, 가기 전 보고 간 가격보다 1,000원 인상. 2021년 5월 11일 화요일 기준, 디너 22,900원. 뭔가 속은 기분ㅠ 스시락 갈까 하다가, 뭔가 좁고 빨리 일어나야 할 것 같아 이 시국에 넓게 앉으려고 안산 중앙동 쿠우쿠우 낙점. 나의 최애 음료 슬러시. 오징어인지 한치인지, 이 링은 예전만 못 했다. 사실 안산 1호점 쿠우쿠우는 오징어링 맛집이었는데ㅠ 두께가 반으로 줄고 맛도 별로라니. 20번도 먹을 자신 있지만, 살찔까봐 조금만 먹고. 못 다한 얘기들을 나누었다. 코로나 시국이라 비닐장갑 끼고 집게를 집어야 했고, 뭔가 예전같지 않은 인원이다 싶었는데. ..

사람 된 도리(道理)

삼국지에 이런 말이 있다. 장수로서... 싸울 수 있을 때 죽기를 각오하고 싸울 뿐이다. 그렇지 못하면, 성(城)을 지키는 것이다. 그렇지 못하면, 도망가는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항복하는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죽을 뿐이다. 난 싸워보지도 않고... 얼마나 나약했는지... 남자답게 죽기조차 두려워... 매번 타협하고 도망가며 항복하고 살아가는 내 모습이란...

....... 좋을텐데.......

따뜻한 날씨... 등 따시고 배부를 때... 취하고픈 자세... 저 아저씨는... 뭘 좀 아는 아저씨 같다. 다른 사람들 눈에 잘 띄지 않으면서... 제일 따뜻하고 잠 잘 오는... 명당을 골라서 누웠다. 묘하게도 십자가 밑에... 종교를 가진 사람으로서... 참 내 자신이 부끄럽다. 세상 속에 살면서... 과연 신(神) 앞에서 저렇게 편안한 모습을... 보여주었는가? 아니면... 내 잘난 멋에 고개 뻣뻣이 쳐 들고... 내 뜻대로 신(神)을 좌지우지했는가. 지금 나에겐... 등 따시고 배불러서 퍼질러 자는 것인지도 모르는... 그 아저씨의 모습이... 왠지... 신(神) 앞에서 철저하게 평안을 취한... 멋진 모습으로 보인다. 내가 그렇지 못해서일까... 묘하게도... 한국에선 하루에도 몇 번씩 가던 ..

생각하기 나름...

터키는 2005년 1월 1일부터 디노미네이션을 실시했다. 1,000,000 터키리라(1TL)를, 1 터키리라(1YTL)로 바꾸는... 즉 화폐단위를 100만분의 1로 평가절하하는.. 뭐 그런.. 그 해가 개혁의 시작이라 아직 구 화폐가 많이 돌고 있으니.. 주로 새 화폐보다는 구 화폐를 많이 가지고 다녔었다. 한 때 내 지갑엔.. 구 화폐 기준으로 1억 터키리라 (100,000,000 TL) 가 있었던 적도 있다. (동유럽 어딘가엔 더 화폐 단위가 큰 나라가 있었다고 알고 있는데...) 암튼.. 당시 1YTL(=구 1백만리라)가 750원~800원 사이였으니... 구 1억 리라도 많아야 8만원이다. 하지만 마음만은 억만장자.. 였다.. 볼 거리, 살 거리도 많은 터키지만... 남 줄 기념품으로... 고액권..

잡힐 듯... 잡힐 듯...

길 양 쪽엔... 이 세상을 살다 죽은 사람들의 묘가 있다. 그리고... 살아 있는 난... 그 길을 걸어간다. 어쩌면... 죽음을 향해 하루... 하루... 그 언젠가... 죽으면 나도... 사이드로 비켜 나겠지만.. 살아 있음을 느끼며... 저 닿을 듯한 곳으로.. 간다.. 유난히 연인들이 많았던 베르사유... 참 서글프기도 했지만... 부럽기도 했다... 자전거를 세워두고 데이트를 즐기는 이들... 남들의 시선은 아랑곳 하지 않고... 자기 감정을 진하게 표현하는 이들... 난... 얼굴을 붉히며... 앞에 보이는 길을 향해 페달을 밟아야 했다. (부끄러웠는지... 아니면 화가 나서였는지 잘 모르겠다) 어쩌면... 너에게 가는 길이라 믿었을까? 달려라~ 하니가 하늘에 엄마를 그리며 뛰었듯... 혼자..

기다려라, 세상아...

다리를 건너는 순간... 비가 1시간 가까이 내려서... 군사 박물관 안으로 뛰어 들어가서... 1시간 동안 서 있었다. 비가 그치길 기다리며.. 비가 그치고... 나와보니.. 이런 게 보인다... 왜 갑자기 가위손이 생각나지? 어라.. 그러고보니... 세상 모든 사람들은... 각기 다른 모습을 가지고 살아간다.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분명히 뭔가는 다른... 분명히... 각기 다른 사람들이지만... 누군가에 의해.. 튀는 모습을 자제하고... 관료제에 순응해야 하는.. 모나지 않은.. 비슷 비슷한 삶을 살아야.. 무난하다는 평을 듣는다... 무난... 하나하나 각기 다른 이들이.. 이렇게 비슷한 모습으로... 오손도손 모여 사는데... 어느 누구나와... 항상 함께 할 수는 없기에... 그래.. 비..

지니를 찾아 떠난 여행 9 (최종회)

8편에 이어서... 마지막 회. 꿈에서 깨어나 보니, 지니를 만났던 것이 너무도 생생했다.내가 여행하면서 미처 깨닫지 못했던 것들.미처 보지 못하고 듣지 못했던 것들. 만지지 못했던 것들.꿈 속에서 지니를 만나기 위한 과정에서, 그리고 만나게 되면서...깨닫게 된 것들이 참 많다. 어쩌면 단 하룻밤의 꿈이 아니었는지도 모르겠다.멋진 친구들과 우정을 쌓고,사랑하는 사람과 오랜 세월 사랑을 유지하고... 아니 유지가 아니라, 항상 설레고 있고...절대자 앞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고. 내 인생에 걸쳐서 만났던 많은 사람들과,많은 문화들과 많은 경험들이 내 꿈에서 하나의 결론으로 점철되어...'지니'라는 스승의 가르침으로 체득된 것이었다. 내 자신의 모습은, 현실적으로 보기에 너무 보잘 것 없는 상황이다.소위 명..

지니를 찾아 떠난 여행 8

7편에 이어서... "근데 말이지, 지니... 어둡고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을, 혼자 외롭게 가려니... 너무 힘이 들어. 출구가 얼마나 남았는지... 하다 못해 빛 한 줄기, 바람 한 움큼이라도... 어떻게 안 될까? 너무 힘이 드네..." "조금만 더 힘내요. 모든 터널은 그 끝이 있고, 그 끝이 있기에 지금의 어두움과 외로움마저도 감사할 수 있는 거잖아요." '그래...출구가 있을 거라는 것을 알기에... 언젠간 반드시 빛이 보일 것이라고 믿기에... 지금 이 어두운 터널 안에서도 감사할 수 있는 거겠지?' 구구절절 옳은 말만 하는, 램프의 거인 지니 앞에서...난 이미 처세를 배우고 있었다. "지니... 내가 신(神)을 의지하고... 신과 사람 앞에서 떳떳하고 당당하게 최선을 다해 살아 왔는데....

지니를 찾아 떠난 여행 7

6편에 이어서... 28초 후에 보행자 신호등이 들어온다... "지니... 사람의 미래를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난 저 신호등 앞에서... 28초가 지나면 초록불이 들어올 거라고, 반드시 그럴 것이라고 굳게 믿었는데... 신호가 안 바뀌더라고... 얼마나 힘들었는지, 지나치게 낙천적인 내가 작년에는, '아... 28살 때는 안 된다! 뭐 이런 뜻인가?' ... 하고 생각할 정도였어. 올 해는 29살이 되었으니 신호가 좀 바뀌려나?" "사람의 미래는 미리 알 수 없습니다. 다만..." "다만...?" "일의 순서는 있기 마련입니다. 빨간 불이 켜졌으면 언젠가는 반드시 초록불이 켜지기 마련이죠." "그렇지..." "그런데 말야. 황당한 일을 겪은 적이 있어. 세상에... 보행자 신호등에도 노란 불이 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