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이야기 22

신혼여행 추천지

새벽에 일어나서... 해돋이를 함께 보고 싶고... 크로와상이나 참치 샌드위치 들고, 드라마 "파리의 연인"에 나왔던 알렉산드르 3세 다리 위에서 먹고... 에펠탑까지 손 잡고 걸어가고 싶고... 부유한 나라 모나코에 들러서, 보트 구경도 하고 멋진 차 구경도 하고... 집의 외관도 보면서, 우리의 부유할 미래를 설계하고 싶고... 산토리니 섬에서, 푸른 바다를 보면서 장래의 청사진을 논하고, 하얀 집에서 우리의 꿈을 그려 가고 싶고... 신비하고도 묘한 매력이 있는 카파도키아에서, 이러한 멋진 자연 앞에 놓인, 우리 두 사람을 축복해 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하고... 그리고... 저기 저, 풍차 밑에서... 너의 무릎을 베고 누워서... 흘러가는 구름을 보며,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그렇게 말하고..

인연의 줄이란...2

새벽에 내게로 쏟아지는 별을 보며... 이집트 시내산을 쉬지 않고 걸어 오르고 있을 때... 꼭대기에서 밑을 내려다 보니. 왠 불빛이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게 보였다. 그리고 그 불빛은 나를 스쳐 지나갔다. ...... 낙타인 줄 알았다, 처음엔... 독일계 미국인 친구, 다니엘. 여행지에서는 이게 좋다. 나이에 상관없이, "친구"라고 부를 수 있는 것. 그의 너덜 너덜해진 여권이... 당신 스스로의 내공을 보여주고 있었다. 수 많은 스탬프들과 여행의 흔적들... 그리고 웃음. 산전수전을 다 겪은 이의 웃음이야말로, 그가 그 자신을 초월했다는 증거가 아니겠는가. 이집트 시내산에서 이스라엘로 가는, 자칫 외로울 뻔한 나의 여정에... 사나이 뜨거운 가슴에 "동행"이라는 기름을 부어 준... 고마운 친구....

인연의 줄이란...1

내게 24시간의 손해와, 엄청난 마음 고생을 하게 만든... 심지어 굶어가며 아낀 피같은 돈까지 뜯으려던... 캐나다 거주 터키인, 나믹 할아버지. 70일간의 여행 중에서... 만나지 말았어야 할 인연 중 하나로 꼽힌다. 그러나... 1년이 지나고 나서 이 할아버지 사진을 보면. 웃을 수 있어서 좋다. 이런 사람도 있었구나... 내 여행을 풍요롭게 해 줬던 것 같다. 덕분에(?) 배는 굶었지만, 정신적으로. ^^ 택시기사 자말. 매일 사기가 난무했던 이집트 카이로에서. 그나마 믿을 만하다고 내가 신뢰를 보내 주었을 때... 그는 내게 배신을 보여 주었다. ㅡ,.ㅡ 결국 내 정성과 마음은 온데 간데 없이. 남은 것은 실랑이 뿐이었다. 시내 택시비보다 훨씬 비싼, 관광지에서의 바가지 가격의 음료수도. 마다하..

....... 좋을텐데.......

따뜻한 날씨... 등 따시고 배부를 때... 취하고픈 자세... 저 아저씨는... 뭘 좀 아는 아저씨 같다. 다른 사람들 눈에 잘 띄지 않으면서... 제일 따뜻하고 잠 잘 오는... 명당을 골라서 누웠다. 묘하게도 십자가 밑에... 종교를 가진 사람으로서... 참 내 자신이 부끄럽다. 세상 속에 살면서... 과연 신(神) 앞에서 저렇게 편안한 모습을... 보여주었는가? 아니면... 내 잘난 멋에 고개 뻣뻣이 쳐 들고... 내 뜻대로 신(神)을 좌지우지했는가. 지금 나에겐... 등 따시고 배불러서 퍼질러 자는 것인지도 모르는... 그 아저씨의 모습이... 왠지... 신(神) 앞에서 철저하게 평안을 취한... 멋진 모습으로 보인다. 내가 그렇지 못해서일까... 묘하게도... 한국에선 하루에도 몇 번씩 가던 ..

사랑해...

난 10년동안 벼르고 벼르던, 유럽을 밟았다. 남편이나 아내가.. 혹은 남친이나 여친이.. 혼자 유럽가는 여행자의 발을 잡는다는 글을 몇 번 읽었던 기억이... 난다. ^^ 나 : "오빠 잘 갔다올께..." 여친 : "치~ 나 딴남자 만날거야." (당시 싸우고 화해한 직후였음...) 나 : ㅡ ㅡ^ 여친 : "나 외로운 거 정말 싫은데... ㅠ ㅠ" 나 : "그동안 니가 싫어했던 내 모습, 속 좁은 내 모습.. 넓은 세계 가서 버리고 올께... 기대해..." 여친 : "................... 응." ^^v 그러나.. 그 이후 다투게 되면 빠지지 않고 나오는 말... "나 모르게 언제 또 유럽 갔다왔나부지? 왜 버리고 왔던 거 다시 가져왔어?!! " ㅡ,.ㅡ 당했다.. 쩝... 여친 : "유럽..

생각하기 나름...

터키는 2005년 1월 1일부터 디노미네이션을 실시했다. 1,000,000 터키리라(1TL)를, 1 터키리라(1YTL)로 바꾸는... 즉 화폐단위를 100만분의 1로 평가절하하는.. 뭐 그런.. 그 해가 개혁의 시작이라 아직 구 화폐가 많이 돌고 있으니.. 주로 새 화폐보다는 구 화폐를 많이 가지고 다녔었다. 한 때 내 지갑엔.. 구 화폐 기준으로 1억 터키리라 (100,000,000 TL) 가 있었던 적도 있다. (동유럽 어딘가엔 더 화폐 단위가 큰 나라가 있었다고 알고 있는데...) 암튼.. 당시 1YTL(=구 1백만리라)가 750원~800원 사이였으니... 구 1억 리라도 많아야 8만원이다. 하지만 마음만은 억만장자.. 였다.. 볼 거리, 살 거리도 많은 터키지만... 남 줄 기념품으로... 고액권..

간과

카를교의 조각상들이... 멋지다고 생각할 즈음.. 해가 저물어 가는 바람에.. 발걸음을 돌리는 사람들.. 그 틈에서... 난 하루종일 못 본... 그들을 봤다... 제로니모스 수도원... 길 건너 발견의 탑에서 볼 때... 전혀 보이지 않았던... 많은 조각들. 막상 아쉬움에 뒤돌아 보았을 때... 그들이 보였다. 피사의 사탑에... 온 종일 마음 뺏겨 있느라고... 눈길을 자주 주지 않았지만... 가까이서 한 번 봤을 때... 내 눈이, 여전히 그 자리에 있는... 그들을 보았다. 거의 매일 갔던 개선문... 샹젤리제 거리를 지나가면서도... 개선문 바로 아래에서도... 보지 못했던... 그들을 보게 된 건... 정말 행운이었다.

독백...

근처에 초등학교가 있는데... 버스정류장에 있는 이쁜 언니... 그리고 거기서 아무렇지도 않게 놀고 있는 아이들. 흠... 역시 네덜란드... 우리나라 초등학교 앞 정류장에... 저런 예쁜 언니가 있다면... 분명히 학부모들이 가만 있지 않을텐데.. 하긴.. 요즘은 시대가 많이 달라지긴 했지... 혼자 그 광경을 보며... 너무 자연스러운 그 분위기에 나도 모르게... 예쁜 언니를 카메라에 담았다. 사진 찍으려 하니 손을 들어주는... 자연스러운 아이의 '응시'와 함께.. 찍을 땐 몰랐는데... 휴지통이 지저분하고 안 치워서... 애들 얼굴을 다 가려 버렸다. 역시... 난 아이보다 언니에게 초점을 맞춘 것이었나... 네덜란드 아이들.. 너무 귀여웠다. 왕궁이었나... 사진을 뒤적이고, 일기장을 뒤적이면..

유럽의 양대 명물

유럽에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내는... 양대 명물이 있다. 뭐... 멋져서, 좋아서, 귀여워서...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제일 큰 이유는... 썰렁해서.. ㅡ ㅡ^ 즉... 유럽의 썰렁한 양대 명물... 바로... 옷도 입힌다는데... 처음엔 어디 있는지도 모르고 헤맬 정도로... 정말 조그만... 한 60센티미터 되나... 언어가 서로 다른... 이 동상을 같이 보던 모든 사람들이... 나즈막한 탄성을 지른다... "우워어~~~" 아마도... 모두 허무하다는 탄성이었던 것 같다.. ^^ That's what I mean... 내 말이 그 말이다.. 모두들 수긍하며 서로를 위로하는 분위기.. ㅡ,.ㅡ 결국 나도... 페이스 조절에 실패해서... 갑자기 화장실이 급해지는 바람에..

거리에서...

흥겨워서 그런지 손을 떨었나보다. ㅡ,.ㅡ 한 번에 악기 3-4개를 연주하던 아저씨. 대단했다. 실력보다도.. 그 노하우가.. 처음에 똑같이 서 있을 땐... 정말 누가 진짜인지 몰랐다. ㅡ,.ㅡ 꼬마들이 다가가니 다리가 아프다며 앉는 아저씨. 프로근성이 대단했다. 처음에 왠 허름한 아저씨가 깡통을 들고 금색 옷을 들고 가길래.. 뭔가 궁금했다. 저기 올라서더니 옷을 입는데... 스판이라 입기가 힘든가보다. 10분 정도를 꿈틀(?)대더니... 저러고 계속 서 있다. 1시간 후에 왔을 때도.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저 앞의 아이가... 인사를 하며.. 깡통에 돈을 넣고.. 그 통을 들고 가는 시늉을 하기 전까진.. 아저씨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ㅎㅎ 다른 거리의 사람들처럼.. 특별한 움직임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