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이야기

인연의 줄이란...2

이퀄라이져 2021. 4. 28.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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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마사다 요새에서 내린 다니엘>


     

새벽에 내게로 쏟아지는 별을 보며...

이집트 시내산을 쉬지 않고 걸어 오르고 있을 때...

꼭대기에서 밑을 내려다 보니.

왠 불빛이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게 보였다.

그리고 그 불빛은 나를 스쳐 지나갔다.

......

 

낙타인 줄 알았다, 처음엔...

 

독일계 미국인 친구, 다니엘.

여행지에서는 이게 좋다.

나이에 상관없이, "친구"라고 부를 수 있는 것.

그의 너덜 너덜해진 여권이...

당신 스스로의 내공을 보여주고 있었다.

수 많은 스탬프들과 여행의 흔적들...

그리고 웃음.

산전수전을 다 겪은 이의 웃음이야말로,

그가 그 자신을 초월했다는 증거가 아니겠는가.

이집트 시내산에서 이스라엘로 가는,

자칫 외로울 뻔한 나의 여정에...

사나이 뜨거운 가슴에 "동행"이라는 기름을 부어 준...

고마운 친구...   

 

 

 

이탈리아, 로마 <트레비 분수> 

 

여행을 다니면서 묵었던 한인민박들은 정말...

대체로 전부 비호감이었다.

로마에서 묵었던 민박집은 비호감의 대명사였는데...

 

전화위복... 이라지?

그 넓은 유럽에서, 그 비호감 민박에서...

학교 선배님들을 만났다.

물론, 같은 과는 아니지만 캠퍼스에서 1-2번 마주쳤을 법한...

의대 선배님들, 왼쪽부터 병윤 형님과 유재 형님. ^^

 

여행지에선 사소한 인맥의 줄, 인연의 줄 또한...

큰 반가움으로 자리 잡는 것 같다.

70일 여행다닌 도중 만났던 한국인들 중...

가장 마음이 잘 맞았던 분들이었다.

일정만 맞았으면 계속 같이 다니고 싶었을 정도로...

그러고 보면...

민박은 형편 없었지만,

인연을 위해 준비된 곳이었는지도...    

 

 

 

핀란드-스웨덴 구간 <실야라인에서 함께한 밴드친구들>

     

이 세상에서 나를 최고로 만들어 준...

몇 안 되는 사람들 중 일부다...

 

우리 부모님과 동생과,

나를 아껴 주는 친지들과,

나를 인정해 주는 주변의 친구들, 지인들,

그리고 사랑하는 우리 이쁜이.. ^^;;

그리고 이들...

 

왼쪽부터 프랑스 출신의 케빈과 샬, 그리고 독일 출신의 필립.

각각 일렉 기타, 리드 기타, 베이스 기타 분야에서...

세계 최고로 인정받고 있다.

난 스틱 잡은 지 햇수로 33년 된 드러머지만(2021년 기준).

그리고, 항상 내 자신의 능력을 믿지만.

나도 알고, 남도 알듯,

분명히 세계 최고는 아니다.

(World Class 는 너무도 닿기 어려운 천장이다)

 

하지만, 이들은...

과연 세계 최고였다.

연주 실력도 그러했고,

최고로서의 겸손함 또한 그러했다.

이들의 전폭적인 써포트로,

덕분에 난...

최고의 드러머로 인정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난 이 여행을 할 수 있었다.

 

한 분야에서 "최고"라고 인정 받으려면.

실력 외에도 겸손의 덕목이 반드시 필요함을...

이들을 통해 배웠다.


You're the Best...

 

라는 나의 외침은...

 

We're the Best !

 

라고 외치는 듯한 그들의 연주 속에 묻힌 채로...

나까지 묻어갈 수 있는, 함께 올라 앉혀 주는...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었다.  

나의 손과 발엔 리듬이 실리고.

내 가슴엔 그리움이 실린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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