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이야기

사랑해...

이퀄라이져 2021. 4. 23. 10:04
728x90

 

난 10년동안 벼르고 벼르던, 유럽을 밟았다.

 

남편이나 아내가.. 혹은 남친이나 여친이..

혼자 유럽가는 여행자의 발을 잡는다는 글을 몇 번 읽었던 기억이... 난다. ^^

 

 

 

나 : "오빠 잘 갔다올께..."

 

여친 : "치~ 나 딴남자 만날거야." (당시 싸우고 화해한 직후였음...)

 

나 : ㅡ ㅡ^

 

여친 : "나 외로운 거 정말 싫은데... ㅠ ㅠ"

 

나 : "그동안 니가 싫어했던 내 모습, 속 좁은 내 모습.. 넓은 세계 가서 버리고 올께... 기대해..."

 

여친 : "................... 응."

 

^^v

 

 

 

그러나.. 그 이후 다투게 되면 빠지지 않고 나오는 말...

 

"나 모르게 언제 또 유럽 갔다왔나부지? 왜 버리고 왔던 거 다시 가져왔어?!! "

 

 

ㅡ,.ㅡ  당했다.. 쩝...

 


 

<바티칸, 바티칸 박물관>

 

여친 : "유럽 가서 바람피면 머리털 다 뽑아버릴거야!"

 

나 : (윗 사진)"이렇게?" 켁...

 

왜 그 땐 머리털이 아니라, 머리통으로 들었을까.. ㅋ

 

 

 


 

<터키, 이스탄불> 탁심 가다가...

 

그렇게 여자친구를 홀로 두고...

유럽을 돌아다녔다.

지중해를 돌아다녔다.

갈 때마다 눈에 띄는...

커플들의 애정행각... ㅡ,.ㅡ

여자친구랑 같이 왔다면 더 진하게 보여 줄 텐데...

그러고보니...

은장도를 깜빡했다. ㅠ

허벅지 찔러야 되는데...

이 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이 커플들이 착~! 붙어 있고...

저 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저 커플들이 진하게 키스하고 있고...

어라..

요 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쟤네는 아주 누워있네 ㅡ,.ㅡ

너무도 자연스러운 스킨쉽들이라니...

 

이젠... 뭘 봐도 하트가 보이고... ㅠ 여자친구 생각이 나고...

 

 


 

<덴마크 동전, 크라운(크로네)>

 

어라...

동전에도 하트가 있네...

북유럽...

물가도 비싸고, 춥기도 하고...

안 그래도 마음 약해지는 이 때에...

추우니까 커플들은 착~! 붙어 있고... ㅡ ㅡ

마음이 약해진다.

남은 돈을 모두 먹는 걸로 써 버리자.

(동전 하나는 가져온 줄 알았는데.. 사진 찍고 다 썼나보다.. ㅎ)

왜 그렇게..

사람이 그립고.. 배고팠는지...

군대를 간 것도 아니었는데... ㅡ ㅡ

긴 여행이라 그랬을까..

사실 장기 여행자들에 비하면 긴 여행은 아니었는데..

 

 

 

 

<그리스, 산토리니>

 

그 애와 처음 사귀기 시작했던 그 날,

집 앞 공원에서 성경책에 손을 얹고 기도했었다.

 

 

"하나님, 우리를 지켜주세요..."

 

 

 

(난 여자들이 싫어하는, 전형적인 B형 남자다.)

 

처음에 그 애에게 물어봤던 질문...

 

"넌 내가 널 이끌어 주길 바라니... 아니면 니가 이끌었으면 하니?"

 

"남자가 해야지~"

 

 

>>> 시간이 흐르고...

 

 

유럽 가기 직전에... 날 떠나 보내기 싫어하는 여자친구에게...

위안 안 되는 한 마디를 건넸었다.

 

 

"나중에 우리 신혼여행지 어디가 좋을 지 보고올께.. 남자가 이끌어 주길 바란다고 했었지?"

 

 

사귀는 첫 날 물어보고 얘기 꺼낸 적 없었는데...

내가 그 얘기를 했더니 그 때가 생각이 났나보다.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는 그 애의 모습...

 

 

 


 

<이집트, 시내산> 일출.

 

이 장소에서.. 이 시간에서..

너와 함께..

떠오르는 저 해를 바라볼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이집트, 시내산> 내려오는 길에 발견한 돌.

 

- 초라한 내 신발.

내 모습같아.. 니가 아니었다면..

난 여전히 초라했겠지? 고마워... ^^

 

 

정말...

뭐든 하트로 보인다. ㅡ,.ㅡ

사람들의 발이 닿고 닿아 닳아진 듯한 이 돌 마저도...

 

 

사랑이라는 게 그런 게 아닐까...

수 많은 일들로 아파하고 눈물 지으면서도...

그렇게 완성되어 가는 것...

 

 

사랑이라는 건... 그래서...

실패라는 건 없는 것 같다.

다만, 완성되어 가는 것일 뿐...

 

 

난 잘 모르겠다.

나의 첫사랑이라고 믿었던 것이...

그 짝사랑이...

단지 정이었고, 호기심이었다는 것을...

그것을 알게 된 것은...

진짜 처음 사랑을 만나고 나서...

 

 

그 애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하면 나도 모르게...

결코 울지 않았던.. 남자인 내 눈에서...

눈물이 나는 것에 놀라고 나선...

첫사랑.. 그 짝사랑 때..

그런 건 없었는데..

 

 

시간이 그렇게 흐른 지금도...

멀리서 그 애가 오는 걸 보면 설레이고..

 

 

사랑과 정의 차이를 알게 되었고...

고유명사처럼 퇴색된 누구나 어릴 때 해 봤던 호기심이라는 이름의 '첫사랑'이라는 말과...

진정한 '처음 사랑'의 차이를 알게 되었다.

첫사랑.. 그 짝사랑 때..

그런 건 없었는데...

 

 

태어나서 사귄 여자가 단 1명이고..

사랑한 여자도 단 1명이고..

그래서 난...

경험이 부족하고...

어쩌면 진정한 사랑을 모를 수도 있지만...

 


죽을 때까지 다른 사람을 사랑할...

자신이 없다...

 

 

유럽을 그리워하며..

'해외여행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연의 줄이란...1  (0) 2021.04.28
....... 좋을텐데.......  (0) 2021.04.23
생각하기 나름...  (0) 2021.04.23
간과  (0) 2021.04.23
독백...  (0) 2021.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