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nate.com/view/20200618n00520
난 요즘 먹방 프로그램을 즐겨본다.
스트레스를 먹는 것으로 풀었던 탓인지 몸무게가 늘어서 간헐적 단식을 병행한 폭식중인데 ㅋ
대리만족으로 먹방을 보면 그나마 좀 달래진다.
먹방이라고 보긴 어렵지만, 솔루션과 인간미가 있던 프로그램인 골목식당도 좋아한다.
매 주 보진 않지만 재방송 간혹 본다.
내가 이 프로그램을 좋아했던 또 하나의 이유는, 내가 느꼈던 감정을 백종원이 느낄 것이라는 동질감.
원래 그렇지 않았던 사람을 변하게 해서 새로운 삶을 살도록 권면하고 독려하는 것.
아마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아닐까 싶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기' 가 살아있고, 감추어지거나 컨트롤 된다 하여도 쉽지 않다.
모범수라고 감옥에서 나온 사람도 같은 범죄로 다시 감옥가기도 하듯.
물론 나도 사람이기에, 같은 잘못을 반복하고 같은 후회를 하곤 한다.
어제 방송된 골목식당은,
해미읍성 장금이라고 불렸던 맛집 사장님과 포방터 홍탁집이 화제였던 것 같다.
방송보단 댓글을 많이 봤는데, 하나 같이 댓글들이
"사람 고쳐 쓰는 거 아니다."
"초심을 지키기가 저렇게 어려운거다."
이런 식이었다.
공감한다.
원래 그런 사람이었는데, 방송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잘못을 뉘우치거나 몰랐던 부분을 깨닫게 된다.
하지만 방송이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가면 초심을 잃고 배짱 장사를 하거나 같은 잘못을 반복한다.
비위생이든, 불친절이든, 맛없는 음식이던 간에,
방송을 보고 백종원 맛집이라고 "믿고" 찾아온 이들에게, 이들의 배짱 장사는
믿음을 불신으로 바꾸게 하고, 방송국 놈들과 백종원을 손가락질 하게 만든다.
(사실은 원래 그런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어쩜 이렇게 '인간사' 는 같은 도식일까.
나도 이런 일들로 지난 2년 간, 아니 지금도 힘들기 때문에.
내 모든 걸 걸고 그런 개선 작업을 해 온 것이 후회가 된다.
내가 하지도 않은 말로 욕 먹고, 할 필요도 없었던 선행은 당연히 빛이 안 나고.
정말 컨트롤 하기 힘든 사람들을 컨트롤 해 왔던 것이다.
자주 등장하는 대사가 있다.
손님들이, 맛이 이상하다거나 원래 이런 거냐고 물으면
"그거 백종원 레시피에요."
이러면 백종원의 반응은 이렇다.
"내가 언제 그렇게 알려줬어요?"
지금의 내 심정이다.
내가 언제 그랬어. 내가 그렇게 가르쳤니? 오래 함께 했어도 그 정도의 믿음도 없나?
인간사 가장 중요한 건, 서로간의 믿음인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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