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배은망덕

이퀄라이져 2020. 6. 11.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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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를 원수로 갚는다' 는 말이 있다.
잊을 테면 잊으라지 그걸로 모자라 원수로 갚는다는,
이 말은 나와 상관 없을 줄 알았지만 사실
인생 가운데 아주 많이 경험해 본 팩트들이었다.

 

 

과천 어느 카페의 말차 빵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내가 하지도 않은 말이, 내가 뱉은 말로 둔갑되어 있고.
눈 앞에 없는 사람이라고 흉 보고 뒷담화라니.
더군다나 난 내 많은 시간들을, 니들을 위해 사용했는데.

설령 어떤 의심 섞인 정황이나 기분 나쁜 일이 있어도
사실 여부에 대한 합리적 의심은 충분히 해봐야지.
기나긴 시간으로 겪어본 내가 어떤 사람인진 알잖아.
뭐 가끔은 얼척 없는 말의 '이해 부족' 해프닝도 있지만.

십 수 년의 시간을 보내며 겪은 수 많은 일들 중
이미 난 떠나왔는데 총알받이인 건지 도마 위 생선인지
뒷담화의 대상이 되어 까이고 있어본 게 처음이라
발언권도 없고 구실이나 명분도 없어 마냥 멍하다.

억한 심정 가지고 대들던 너인거니,
감투 욕심에 그러는 건지 아니면 명예욕인지.
사실 그런 사람들을 이미 상대해 보았지만
지금으로선 이유 모를 상실감에 또 감정 소모를 할 뿐.

시간이 가면 나도 전후 관계를 잊을텐데.
아니 솔직히 지금 와서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동안의 공백과 두절이, 단순한 망각이라 여겼는데.
망각이 아닌 망덕이었다니.

이래서 올인은 현명하지 않다는 거야.
인생을 걸고 시간과 돈과 마음 써 가며 전심 다해 붙잡아도
결론은 씁쓸한 결말과 마무리라니.
이럴 거면 허비해 버린 내 인생과 삶이 너무 불쌍하네.

그래,
어쩌겠어. 신뢰가 불신으로 둔갑하고
오랜 시간 쌓아 온 믿음보다 짧은 시간의 언행이 낫다면,
더 할 말도 행동이나 처신도 필요 없는 거겠지.

안녕,
내 인생의 엑스트라들.
화면에 다신 등장할 일 없으니 볼 일도 상할 맘도 없지만
뭔가 잘못 알았던 공백과 두절의 이유들이 거짓인 것이,

한번 더 씁쓸하고 감정 소모로 가는 것 같아 맘 아프네.
비록 이젠 내 기도와 바람의 리스트에선 지워지겠지만
마치 혼자 그곳까지 간 것처럼 well-wisher로 잊혀져도
더 이상 원망하거나 기대하지 않을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