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맘스터치와 이삭토스트

이퀄라이져 2020. 6. 3.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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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에 맘스터치가 생겼단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안 좋은 추억이 있는 장소에 가면 안 좋은 추억이 생각난다.

내게는 맘스터치와 이삭토스트가 그렇다.

 

심지어 상한 걸 먹어도 멀쩡한 난, 맘스터치와 이삭토스트에만 가면 얹힌다.

치즈를 싫어하던 내가, 좋은 이와의 기억으로 가서 먹었던 맘스터치의 치즈 할라피뇨 너겟.

이삭 토스트 최애 메뉴였던 베이컨 베스트 토스트.

식도락이 낙이고 스트레스의 배출구였던 내게,

이 두 메뉴로 인한 두 장소는 그야말로 지옥이다.

 

그것이 음식이나 직원의 불친절함이 아닌, 개인적 친분관계의 망함으로 인한

극악의 기억이 되어버린 결과물이라 더더욱 씁쓸하다.

 

 

음식 자체의 안 좋은 기억은, 안산 중앙동 놀부 부대찌개 갔는데 싹 다 먹고

배불러서 휘휘 젓고 있는데 등장한 휴지 더미.

이게 남이 남기면서 재탕 못하게 하려고 넣은 휴지인건지,

아니면 뜨거운 냄비 잡으려고 쓰던 키친타올인지. (정황상 전자)

 

중요한 것은, 그렇게 지저분한 걸 목격하고도 아무 말 없이 나왔다.

그만큼 난 먹을 것에 관대하고, 남을 비판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삭토스트나 맘스터치에서의 안 좋은 기억들은,

내게 심할 정도의 배탈과 얹힘을 선사할 만큼 내 삶을 망가뜨렸다.

 

안 좋은 추억을 경험하고 난 후엔 도저히 식도로 넘어가지가 않는다.

차라리, 먹지나 말 것을.

 

맛있는 냄새와 그 맛이 중요한 건 사실이지만,

그리고 절대적 기준에서의 맛은 분명 맛난 맛이지만.

내게는 고통스러운 기억과 이불킥 할 만한 괴로움일 뿐.

 

나중에라도, 좋은 이와의 좋은 추억을 두 장소에서 같이 할 수 있다면 바뀌려나.

겁난다. 가기가. 먹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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