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5월 15일은 스승의 날이다.
나도 누군가의 스승이지만, 동시에 제자이기 때문에
이 날은 기억해야 하는 날이다.
어느 덧 시간이 흘러 흘러 20년 넘게 흐르고, 철부지 어리던 나를 마음으로 돌봐주고 보다듬어 주던 스승의 존재는 선물과도 같다.
많은 스승과 선생들이 내 인생에 스쳐 지나갔지만,
내 비위를 맞추거나 관계를 상할까 염려함 없이
직언으로 일깨워 준 스승은 단 한 분 뿐이다. 그래서 아직까지도 존경하며 우러르며 연락을 놓질 못한다.
어버이날 즈음에 시골 어르신들께도 홍삼을 보내 드렸지만 스승님께도 보내 드렸다, 사모님 생각도 나고 해서 더블로.
스승님이 고맙다며 보내주신 사진인데, 몸둘 바를 모르겠다.
2. 나도 또한 스승이라 제자 중 하나가 치킨을 보내 줘서 먹었다. 사실 스승이라고 하기도 참 민망하다.
17년을 가르치고 떠나왔지만, 작년 스승의 날에 2명
올 해도 2명만 연락이 왔다.
원래 쿨한 사람이기도 하고, 긍정적이나 세월이 흐르니 섭섭함도 있다.
그동안 내가 헛 살아 온 것인가, 왜 난 엄한 일에 내 인생을 바쳐 시간과 돈을 투자했나 싶고.
가르치는 일에 몰두하느라 개인적인 인간관계도 지켜내지 못하고 돈도 못 모았다.
그나마도 잊혀지니 몰두한 그 관계 마저도 이젠 아무 것도 아닌 것.
그나마 스승의 날이 다행히도 결혼기념일이라 조금 잊긴 했다. 올 해는 특히 결혼 10주년이라.
그러나 또한 사사로운 일로 그냥 조용히 지나가게 되었다. 뭔가 코로나 때문인지, 조용해 지는 것 같다.
치킨 먹느라 사진도 제대로 못 찍어서 이 모양이다.
제자야, 우리 끝까지 가자. 너 밖에 없다, 2년동안 연락 준 건. ㅎㅎ
3. 박쥐의 방문.
아니 코로나 시대에 중국에서 박쥐가 숙주로 한 몫 했다던데 왠 방문인가.
원래도 무서운 게 없는 나이지만, 가족들 생각해서 만지지는 못하겠고. 그냥 가만히 찍어 보았다.
애들도 무섭다고 울더니, 이내 귀엽단다.
코로나는 언제 끝날 것인가, 내 삶은 언제까지 박쥐처럼
새도 아니고 쥐도 아닌 채로 배트맨처럼 가면을 쓰고 살 것인가.
이젠 나도 내 자신에게 관대하고 손상되고 마모된 마음들을 회복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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