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은행 -> 한빛은행 -> 우리은행의 역사를 거치면서,
우량고객이라고 불릴 만도 하건만 사실 잔고가 없다보니
결국 그저 그런 고객 중 하나일 뿐이다.
어느 날은, 사용하던 OTP 가 배터리가 다 되어 영업점으로 재발급 받으러 갔는데,
이미 검색을 통해, OTP 재발급 수수료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방문했다.
그런데 그 날은, 코로나 때문에 일이 끊기고 생활이 어려워져서
들어 두었던 보험을 담보로 보험사에서 보험 약관 대출을 최대로 받은 날이었고
통장 잔고에 돈이 많던 날이었다.
창구 직원 분이, OTP 발급 수수료 이야기를 하시다가
기간 때문인지, 아니면 오래된 고객이기 때문인지, 통장 잔고 때문인지 모르나
잔고를 보며 은행 상품을 소개하시면서 OTP 를 수수료 없이 그냥 주셨다.
그럼 잔고 때문이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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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체크카드 기간이 다 되어
재발급을 받으려고 영업점을 방문하여 번호표를 뽑고 기다리다가
차례가 되어 갔는데, 집으로 자동으로 발송해 준단다.
근데 난 주소가 바뀌었고, 카드 상의 영문 이름을 이전 직원이 맘대로 바꿔서
전에 낭패를 본 적이 있었던 관계로 주소와 영문 이름 변경 때문에
그냥 카드가 발송되면 안 될 것 같다고 말했더니
(역시 통장 잔고 확인 후) 상품 소개와 함께 카드 재발급을 도와 주셨다.
사실 국민은행은 퇴사 후엔 사용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거래 내역도 잔고도 없는 상황이었는데 이전 우리은행에서의 경험 때문에
수중의 잔고를 다 국민은행으로 옮긴 후에 방문한 상황이었고
그것은 역시 보험 같은 내 전략이었다고나 할까.
퇴사 전까진 업무 때문에 국민은행은 VIP 고객실로만 다녔었는데.
일반 창구에서 업무 본 것이 몇 년만인지 기억이 안 날 정도이기도 했고.
다음 거래부터는 손바닥으로 거래가 가능하다고 손바닥 저장까지 해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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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은행을 방문하고 느낀 점은,
'아 역시 사람은 돈이 있어야 대접받는구나.' 였다.
만약 내가 잔고도 없고 거래도 거의 없는 모습 그대로 방문했다면
OTP 수수료 없이 발급 가능했을까?
안 그래도 직원 줄이는데 바쁜 시간대에 체크카드 자동발송 안내 해 놓고 도와줬을까?
난 아니라고 단언할 수 있다.
사실 이런 글을 써야겠다고 맘 먹으면서 생각했던 경험 몇 개가 더 있었는데
기억 속에서 지워져버렸다.
역시 사람은 돈이 있어야 대접 받고,
자리가 사람을 만드는 법인가보다.
뭔가 이미 아는 사실이면서도 이면의 씁쓸함과 안타까움이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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