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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아프시다.
그래서 요즘은 만나면 머리를 쓰다듬어 드린다.
버르장머리 없는 행동으로 보여질 수 있지만,
컨텍스트는 '그동안 수고한 엄마에 대한 고마움'이다.
혼자 거동도 불편하고 근육도 없어져가는 무기력한 상태.
자식을 혼낼 때, 납득하지 못할 땐 서럽게 운다.
어린 나이에 애어른 만든 것 같아 미안하지만
다른 집 아이라면, 나와 상관 없는 아이라면 뭘하든 관심없다.
내 자식, 나 자신보다 더 사랑하는 아이이기 때문에
애정을 담아 혼내지만 혼난 게 서러워 울거나
아비의 마음이 전달되지 않는 경우도 생긴다.
내가 가르쳤던 제자들에게도 동일했다.
어차피 안 볼 사이라면 생활이나 규약이야 관심없었겠지만
너무도 사랑했고 잘 되길 바라는 마음에 직선적이었다.
관계보단 내 역할을 더 소중히 했고.
애정이 없다면 그럴 필요 없었는데
여전히 마음이 전달되기보단 모양새만 보여진 모양.
보여지는 1차원적인 모양새보단
부디 마음이 잘 전달되는 사회가 되길.
내가 엄마 머리를 쓰다듬더라도 불효자가 아닌 효자로,
아이를 혼내더라도 의붓아비처럼 보일 정도의 엄함만이 아닌 진한 사랑도 같이,
제자를 단속하고 엄히 가르쳐도, 예민하고 깐깐하다는 평가 이면의 진실한 사랑까지 보고 기억하길.
진실한 아들이자 진정한 아비와 스승이라 자부하기에.
단 한 명이라도,
단 한 번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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