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이스탄불에서 이집트 카이로로 넘어가는,
터키항공을 타기 위해...
이스탄불의 아타튀르크 공항을 들어서는데,
어디선가 들려오는 낯 익은 한국말...
"소매치기야 !!"
반가운 한국말이기는 하나,
그다지 반갑지는 않은...
모순으로 가득 찬 세상에서의 모순된 그 한 마디에,
나의 심장은 두근거리고 나의 눈은 반짝이고 있었다.
사실...
항상 철두철미한 나는,
그 순간에도 시계를 들여다 보고 있었다.
잠시 망설였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지금 저 자식을 잡으려면, 비행기를 놓쳐야 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불의를 보고 못 참는 성격으로서,
죽으면 죽었지... 도저히 묵과할 수 없었다.
더군다나 피해자는 한국 사람...
뛰기 시작했다.
굉장히 빠른 놈이었다.
어림 잡아 100m 13초 정도는 뛰는 것 같았다.
따라 뛰던 Security들과 경찰들이 지쳐 나가 떨어지고,
이젠 1-1이다.
축구를 할 때 같았으면 벌써 잡았겠지만, 난 무거운 잠바를 입고 배낭을 짊어진 채로...
땀과 피곤에 젖어 그렇게... 40여 분의 추격 후에...
드디어 잡았다.
미화 1800$의 복대를 찾은 주인은,
내 얼굴도 본 체 만 체...
고맙다는 말 한 마디를 훌쩍~ 남기고 비행기를 타러 뛰어 들어갔다.
(좀 너무했다...)
나만 남았다...
잠시 후...
난 공항 바닥에 잠바를 깔고 누워서 노숙을 해야 했다.
다시 시내로 나갈 차편이
끊긴 상태였다.
그렇게 비행기를 놓쳤다...
그러나...
후회를 하진 않았다.
단지... 내 모습이 약간 처량했을 뿐...
우선순위라는 것은 그렇다.
주어진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단 하나...
내가 옳다고 믿고, 최선이라고 확신하는 그 일을 먼저 하되...
그 순간만큼은 힘들지도 모른다.
대단한 결심이나 배짱이 필요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알게 된다.
다른 이들로부터, 미래의 나로부터...
그 순간의 나는...
자랑스럽게 인정받는다는 것을...
“파트너스 활동을 통해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을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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