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하는 동안의 통찰과 사색/Masterpieces

올바른 커뮤니케이션

이퀄라이져 2021. 4. 15.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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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피구, 포르투갈 전 국가대표 축구선수 ​

 

<스페인, 마드리드> 레알마드리드 연습구장에서 만난, 그 유명한 포르투갈 국가대표 루이스 피구.

(당시는 2005년 봄이어서, 피구가 인터밀란으로 이적하기 전이었음)

 

 

 

람과 사람 사이에는,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것이 필요하다.

정보 통신 기술이 발달한 현대에는,

더 다양한 경로로 의사소통 수단이 늘어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은,

'이해'와 '신뢰'를 기반으로 한,

커뮤니케이션 일 것이다.

 

신문방송학에서 커뮤니케이션의 통로를,

'채널' 이라고 말한다.

TV나 라디오만 채널이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게도 채널이 존재한다.

 

이해 정도와 지식 수준, 살아온 환경과 문화에 따라 다르겠지만,

기본적으로 채널이라 함은 의사소통의 기본이 되는 것이다.

 

프랑스 사람들은 자국어에 대한 자부심으로 영어 쓰기를 꺼려한다.

겪어보니 정말 그랬다.

영어를 할 줄 몰라서가 아니라, 알면서도 영어로 물으면,

못 들은 척 하거나 대답을 불어로 해 주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막상 그들이 독일이나 이태리로 여행을 가서 택시를 타면,

영어로 행선지를 말하는 실정이다.

그것은,

올바른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이다.

자신의 신념과 고집도,

오고 가는 커뮤니케이션의 채널을 위해선 포기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스페인 마드리드의 피나르 역 근처에는,

명문 축구팀 레알 마드리드의 연습 구장이 있다.

거기서, 포르투갈 국가대표 루이스 피구를 만났었다.

(이탈리아의 인터밀란으로 이적하기 전이다)

 

여행기에도 거론한 적 있지만,

당시 몇 명의 일본인들이 피구에게 사인을 받고는 마구 외쳤었다.

 

"그라시야스~" (스페인어로, 감사합니다)

 

그러나...

레알 마드리드는 분명 스페인 팀이지만,

피구는 포르투갈 사람이다.

그가 스페인어로 감사하다는 말을 모르진 않겠지만,

올바른 커뮤니케이션을 했다고는 할 수 없다.

왜냐하면, 사인을 받은 당사자는 그나마 스페인 사람도 아니기 때문이다.

 

난 사인 받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사진을 찍고 나서는

 

"오브리가두~" (포르투갈 어로, 감사합니다)

라고 했다.

이미 포르투갈을 거쳐서 스페인으로 넘어왔기 때문에,

약간의 포르투갈 어는 귀에나 입에나 익은 상태였다.

그러자,

일본인들과는 단지 얼굴만 마주쳤던 그가,

내게 말을 걸어왔다. 어느 나라에서 왔느냐고.

난 한국이라 말했고,

우린 2002년 월드컵에 대해 짧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약간 뻘쭘해서 어리둥절 해 있는 일본인 들 앞에서.

스페인 현지인들을 포함해서, 그렇게 많은 이들 중엔,

피구에게 포르투갈 어를 해 준 이가 없었던 것이다.

 

어느 나라 사람이나 마찬가지지만,

외국에 나가 있는 사람은 자국이, 자국어가 그립다.

 

TV나 라디오를 듣거나 볼 때도,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채널을 선택하지 않는가.

우리의 태도에 대해 타인도 마찬가지 반응을 보인다.

자신의 귀에 들리고 눈에 보이는 것을 선택한다.

채널이란 바로 그런 것이다.

 

올바른 커뮤니케이션이란,

그 사람의 모든 상황과 여건을 이해할 줄 아는 지식이 존재하는 한도 내에서 실시되는,

일종의 배려다.

그리고 그 배려는,

또 다른 배려의 얼굴을 한 채 내게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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