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사람 보는 눈

이퀄라이져 2021. 3. 12.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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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친은 참 사람 보는 눈이 없으셨다.
그래서 사람을 뽑아 쓸 때도 모친이나 측근이 만류하여도 고집을 부리셨고,
진실하지 못한 그 사람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거나 배신 당하기 일쑤였다.
뿐만 아니라 평판이 좋지 않거나,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을 구분하지 못하고 아첨하며 이속을 노리는 이들도 내치지 않고 두루 포용하는 스타일이라 정작 맺고 끊음이 확실한 진실한 이들이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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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사람 보는 눈이 비교적 정확한 편이다.
그게 초심자의 운이나 관상을 보는 건 아니지만, 문제 일으킬 것 같은 사람은 바로 알아본다.
부친이 그런 사람을 들이면 나나 모친은 늘 거부반응이 있었고 결과는 여지없었다.

'JTBC 히든싱어' 나 'TVN/Mnet 너의 목소리가 보여' 같은 프로그램에서 진짜 가수와 모창자, 실력자와 음치를 구분해 낼 때도 거의 95-98%이상은 들어 맞았던 것 같다.
오늘도 너목보 6팀 다 맞히고, 지난주는 좀 망해서 반타작이었으나 그 전주와 전전주도 6팀 다 명중시켰었다.

사실, 자랑이 아니라 측은하게 다가오는 건
내가 그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경험했고 뒷통수 맞아봤고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 왔는지에 대한 반증이기 때문일 것.

단순히 음악에 관심이 있고 아마추어스럽지만 음악을 했어서 맞추었다기보단 사람 보는 눈인 것 같다.
단순히 음악성에 기인한 거라면, 사람 보는 눈 없는 부친의 선택이 거부반응에 이은 사실적 비극으로 이어지진 않았을 것이고,
만약 내 의사가 반영되거나 선택의 기회가 되었다면 내 인생도 그다지 팍팍하거나 고난을 겪지 않았을 수도 있다.

중요한 건, 내 선택과 통렬한 insight 가 늘 양보와 희생, 성인군자처럼 그래야만 하는 용서와 인내로 밀려났기 때문에 결론적으로 자존감도 낮아지고 자조섞인 웃음외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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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보는 눈은 정말 중요하다.
그것이 내 인생과 직결되고도 남음이 있기 때문이다.
삼국지연의에서 조조나 제갈공명은 사람 보는 눈이 정확했다.
그리고 그 시대를 주름잡으며 지금까지도 명사로 손꼽힌다.
단지 사람 보는 눈 때문에만 유명해진 건 아니지만, 지휘관으로서 이런 통찰력이 없다면 결과도 낼 수 없다.

면접장에서의 면접관도, HR 부서 근무자들도 이런 사람 보는 눈 없는 이들은, 시덥잖은 질문과 불평등한 처사나 수준 미달의 프로세스로 입방아에 오르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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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보는 눈을 키우는 좋은 방법은,
1. 많은 사람을 대하고 만나본다.
2. 관련 분야 지식이나 경험을 최대치로 끌어올린다.
3. 사기를 당해보거나 일정 부분의 수업료(?)를 치뤄본 이들이라면 이 안목이 비약적으로 렙업된다.
4. 1번과 2번을 직접적으로 하기 어렵다면 간접 경험도 가능하다. 예컨대 TV나 매체를 통한 소식이나 실례를 다룬 프로그램, 혹은 사건 사고 등으로도 일정 부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