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내게로 쏟아지는 별을 보며...
이집트 시내산을 쉬지 않고 걸어 오르고 있을 때...
꼭대기에서 밑을 내려다 보니.
왠 불빛이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게 보였다.
그리고 그 불빛은 나를 스쳐 지나갔다.
......
낙타인 줄 알았다, 처음엔...
독일계 미국인 친구, 다니엘.
여행지에서는 이게 좋다.
나이에 상관없이, "친구"라고 부를 수 있는 것.
그의 너덜 너덜해진 여권이...
당신 스스로의 내공을 보여주고 있었다.
수 많은 스탬프들과 여행의 흔적들...
그리고 웃음.
산전수전을 다 겪은 이의 웃음이야말로,
그가 그 자신을 초월했다는 증거가 아니겠는가.
이집트 시내산에서 이스라엘로 가는,
자칫 외로울 뻔한 나의 여정에...
사나이 뜨거운 가슴에 "동행"이라는 기름을 부어 준...
고마운 친구...
여행을 다니면서 묵었던 한인민박들은 정말...
대체로 전부 비호감이었다.
로마에서 묵었던 민박집은 비호감의 대명사였는데...
전화위복... 이라지?
그 넓은 유럽에서, 그 비호감 민박에서...
학교 선배님들을 만났다.
물론, 같은 과는 아니지만 캠퍼스에서 1-2번 마주쳤을 법한...
의대 선배님들, 왼쪽부터 병윤 형님과 유재 형님. ^^
여행지에선 사소한 인맥의 줄, 인연의 줄 또한...
큰 반가움으로 자리 잡는 것 같다.
70일 여행다닌 도중 만났던 한국인들 중...
가장 마음이 잘 맞았던 분들이었다.
일정만 맞았으면 계속 같이 다니고 싶었을 정도로...
그러고 보면...
민박은 형편 없었지만,
인연을 위해 준비된 곳이었는지도...
이 세상에서 나를 최고로 만들어 준...
몇 안 되는 사람들 중 일부다...
우리 부모님과 동생과,
나를 아껴 주는 친지들과,
나를 인정해 주는 주변의 친구들, 지인들,
그리고 사랑하는 우리 이쁜이.. ^^;;
그리고 이들...
왼쪽부터 프랑스 출신의 케빈과 샬, 그리고 독일 출신의 필립.
각각 일렉 기타, 리드 기타, 베이스 기타 분야에서...
세계 최고로 인정받고 있다.
난 스틱 잡은 지 햇수로 33년 된 드러머지만(2021년 기준).
그리고, 항상 내 자신의 능력을 믿지만.
나도 알고, 남도 알듯,
분명히 세계 최고는 아니다.
(World Class 는 너무도 닿기 어려운 천장이다)
하지만, 이들은...
과연 세계 최고였다.
연주 실력도 그러했고,
최고로서의 겸손함 또한 그러했다.
이들의 전폭적인 써포트로,
덕분에 난...
최고의 드러머로 인정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난 이 여행을 할 수 있었다.
한 분야에서 "최고"라고 인정 받으려면.
실력 외에도 겸손의 덕목이 반드시 필요함을...
이들을 통해 배웠다.
You're the Best...
라는 나의 외침은...
We're the Best !
라고 외치는 듯한 그들의 연주 속에 묻힌 채로...
나까지 묻어갈 수 있는, 함께 올라 앉혀 주는...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었다.
나의 손과 발엔 리듬이 실리고.
내 가슴엔 그리움이 실린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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