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이야기

내가 가 본 나라에서의 인종차별 순위

이퀄라이져 2021. 4. 13. 15:26
728x90

 

출처 : 웹 서핑 중 어디선가 캡춰.

 

요즘 인종차별이라는 키워드가 핫이슈인 것 같다.

중국발 코로나로 인한 미국, 유럽 등지에서의 아시아인 인종차별 외에도

사실 이전부터 있어왔던 인종차별의 이야기들이 봇물 터지듯 터져 나오는 것이다.

 

 

인종차별이라 함은, 다른 인종이 인종간에 하는 말과 행동만을 생각하기 쉽지만,

뭔가 된 줄로 착각하는 옆 나라 일본도 "혐한" 이라는 이름으로 차별을 가하고 있으니

사실 이 포스팅의 제목은 인종차별보다는 "차별" 이 더 정확하겠지만,

인종차별이라는 합성어가 마치 고유명사처럼 불리우기 때문에 그냥 인종차별로 지칭하겠다.

 

 

나는 지난 20여 년간 37개국을 여행했다.

(가 본 나라 체크하는 해외사이트에는 자기 나라도 넣어야 하는 경우도 있어서 +1=38 이 되기도 한다)

 

1) 내가 갔던 시기를 기준으로, 2) 나만의 주관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3) 내 맘대로 매겨 본, 그러나 사실과 상황에 입각한 순위이므로 이걸 앞으로 여행갈 때 참고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단지 시국이 이렇고, 인종차별이 핫한 화두가 되어 가고 있는 씁쓸한 시기의 눈요기 정도로 그치길.

 

 

 

5위 미국 (1999년) 차별 정도 *

 방문했던 도시들은 주로 캘리포니아의 샌프란시스코, 산 호세, LA, 몬트레이 정도였고

 인종차별이라 느낀 것은 소소하게 몇 가지가 있지만 예를 들면 코카서스 백인들이 지나가며 웃는다던가

 피트니스 센터나 시설에 가도, 먼저 갔어도 백인의 주문을 먼저 바라보는 느낌.

 백인 중심으로 돌아가는 질서와 분위기랄까. 

 당시 교포들과 같이 움직여서인지 더 그런 느낌을 감지했다고나 할까.

 단지 헐리웃 영화의 주인공들은 다 미국인이고, 세계를 구하는 것도 미국이란 주입식 헤게모니 외에도

 교포들과 같이 놀아주는(?) 백색 미국인들은 뭔가 착해보이는 시기였다고 말하고 싶다.

 

 

 

 

4위 일본 (2012년) 차별 정도 ** 

 위에서 언급했던 99년 미국 여행시에도 일본을 경유하긴 했지만, 그 때보다도 2012년 부산을 경유해

 대마도를 갔던(사실 국내여행 카테고리로 넣어야 되는, 우리나라 땅이다!) 기억이 이 주제에 맞는다.

 당시 한일관계는 지금과 유사하게 경색되어 있었고, 대마도 가게 주인들이 배짱영업을 할 때였다.

 엄밀히 "인종차별" 은 아니지만, 혐한에 가까운 태도와 한국인은 거절한다는 문구가 가게 앞에 많이 붙어 있었다.

 몇 년 후(2020년) 일본 불매운동을 하니, 그런 배짱 부리더니 폭삭 망한 그들이지만 말이다.

 당시엔 라멘이나 우동 먹으러 들어가니 거절하기 일쑤였고 현지 일본인들의 출입은 막지 않았다.

 또, 일본이라 부산에서 배 타고 금방 갔음에도 여권이 필요했는데 입국심사가 필요 이상으로 길었다.

 누가 봐도 이거 뭐 하는 짓거리지 싶을 정도로.

 어차피 우리 나라 땅이니까 와 본 거지, 다음에 또 오고 싶다는 마음은 당연히 전혀 들지 않았다.

 대개 쇼핑 원하는 이들이 면세로 일본 물품 사고 싶어서 오는 행선지였다.

 나도 그냥 부산 온 김에 가까운 우리 땅 밟아보자는 마인드였을 뿐.

 

 P.S. 사족을 하나 붙이지만, 2005년 터키 여행 시 만난 일본 여행자는 극우에 역사 문외한이어서

 한국은 왜 그런지 모르겠다며 일본이 한국을 구해준 것처럼 말해서 버스 안에서 말싸움을 했던 기억이 있다. 

 

 

 

3위 오스트리아 (2005년) 차별 정도 *** 

 혼자 유럽여행 갔던 시기의 일이다.

 수도인 빈(비엔나)은 괜찮았지만, 잘츠부르크에서 벌어진 2가지 일화가 있다. 

 

 

 

출처 : 네이버 이미지 검색

 

 어찌 보면 지나친 국수주의에서 빚어진 그들의 태도였을 수도 있는 (영화) 사운드오브뮤직 투어.

 당시 여행 중 사운드오브뮤직 투어가 있어서, 극소수 아시아인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고전 영화나 음악에 관심이 많으셨던 부모님 영향으로, 나도 그 영화를 보고 간 뒤였다.

 1965년작이고 국내엔 1969년에 소개된 것으로 알고 있다.

 가이드 Gary 가 물어본다.

 

"너 이 영화 몇 번 봤니?"

 

"나? 한 2-3번?"

 

"뭐라고? 나온지 40년 된 영화를 겨우 그것밖에 안 봤어?!"

 

 

2005년, 내가 갔던 사운드오브뮤직 투어 사진 중. 

 

 대화 이후로 난, 뭔가 큰 잘못을 저지른 사람처럼 대화와 영화 이야기에서 배제되었다. 

 물론 개인의 사색을 위한 시간은 생겼지만. 

 

 

 

 

 또 하나의 일화는 이 투어 이후 미라벨 정원에서 벌어졌다. 

 어떤 여자아이(상단 사진 왼쪽) 가 내게 오더니, 키 크고 괜찮게 생겼다 며 저 쪽에서부터 지켜봤다고 말하니 

 그 옆에 있던 남자애가 랩 하면서 아시아인 비하하고 내게 시비를 건다. ㅋ

 분위기를 보아하니, 자기가 좋아하는 여자애가 다른 애한테 관심을 보이니 짜증난 표정. 

 뭔가 나보다 분명 어린데, 하는 짓이 귀엽기도 하고 하지만 인종차별은 분명해서 묘했다. 

 

 

 

 

2위 터키 (2005년) 차별 정도 ****

 당시 터키는 형제의 나라 라며, 2002년 월드컵 때 3,4위전에 붙었을 때도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고

 여행 갔을 때도 사실 좋은 사람들과 문화, 음식, 풍경,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가교 역할의 나라...

 뭐 좋은 기억도 사실 많기는 하지만, 결정적으로 제대로 된 인종차별을 당했었다. 

 당시 여행자 카페나 오프 모임에서도 칭찬 일색이던 나라지만, 지방이나 근교에서의 인종 차별은

 다른 어떤 유럽의 국가(사실 터키는 아시아이면서 유럽이라) 보다도 적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스탄불에서 카파도키아로 여행하게 되어, 여행을 마치고 다시 이스탄불로 돌아오는 야간버스. 

 동네 한량들과 같은 버스를 타게 되었는데, 그들은 중간에서 출근용으로 타는 모양이었다. 

 이미 밤새 소매치기들을 경계하느라 예민해 있었지만, 뒤에 앉은 소위 동네 Gang 들이 시비를 걸었고

 대장격인 놈이 내리면서 내 뒷통수를 때리는 것이었다. 

 몇 시간동안 주의를 기울이며 긴장하고 눈싸움중이다가 한 대 맞았는데, 

 나도 못 참고 따라가서 뒷통수 때리려다 좀 늦어 어깨만 때릴 수 있었다. 

 그 후 쫄따구 Gang 들은 내 깡에 놀라서, 긴장하고 있었고 난 한국말로 화 내고 인상쓰며 스트레스를 풀었다. 

 

 곤니치와, 니 하오, 뭐 유럽에서도 아시아인 보면 치나 치나(China) 이러긴 하지만

 대 놓고 손찌검을 하는 용기는 역시 쉽지 않은데 굉장한 충격을 받았다. 

 좋은 기억만 갖고 있던 터키여서, 더 황당했다. 

 (물론 요즘 미국 뉴욕에서의, 한국인이나 아시안을 대하는 깜둥이들의 행태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지만)

 

 

 

 

1위 영국 (2005년) 차별 정도 *****

 내 기억에서 외국에서의 인종 차별이 가장 심한 나라는 단연 영국이다. 

 어제 오늘도, 맨유 vs 토트넘의 리그 경기에서 손흥민이 얼굴을 맞아 쓰러졌는데 다이빙이네 배우네 하며

 원숭이, 오랑우탄, 개고기 먹는 놈, DVD 팔아라 등등 막말 해 대는 영국 놈들. 

 

 내가 여행갔던 16년 전과 전혀 다르지 않다. 

 

 1. 영국 입국 심사부터. 

 워낙 악명 높았던 입국 심사, 특히 아시안들에 대한 제재가 심하다고 들었는데 나도 그 경우였다. 

 다니는 항공권, 돌아가는 편 등 다 제출했으나 노처녀 입국 심사관은 몇 시간 째 날 붙들고 놔 주지 않았다. 

 아니, 아예 서류나 내 여권을 검토조차 하지 않은 채 수다를 떨고, 보다 못한 동료들이 보내주라고 난리였다. 

 난 입국 심사장에 체류하느라 짐도 잃어버리고, 첫 기억부터 너무 안 좋은 기억으로 영국을 보게 되었다. 

 물론 좋은 친구도 만나고 좋은 추억도 생겼지만 이 사건이 너무 강렬했다. 

 

 

 

 

 2. 마담 터소에서 인종 차별 당함. 

 내부에서 다음 장소로 이동하는 장난감 차를 타야 하는데,

 5분 동안 영국식 액센트가 강한 여자 알바로부터 투명인간 취급을 받았다, 내 차례는 백인들이 다 타고 난 뒤였다. 

 

 사실 여행기를 작성할 때만 해도, 단순한 대립이거나 영어 악센트 차이로 인한 오해라 받아들였으나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인종 차별이 명백했고, 갑자기 그 상황이 오늘 아침에도 생각날 정도였다. 

 좋은 기억들 때문에 잊고 있었으나, 이 기억이 너무 강해 사소한 인종 차별은 잊혀질 정도였으니. 

 

 

 ###

 많은 사람들이 스웨덴, 벨기에가 인종 차별이 강한 나라라고 하는데 그건 요즘인가보다.

 내가 갔을 땐 상당히 양호했고(사실 뭐 case by case 니까) 오히려 난 스웨덴이 호감 국가였으니 말이다. 

 친한 친구들도 스웨덴에서(물론 스웨덴 사람이 아닌 독일, 프랑스 사람들이지만) 사귀었고, 

 벨기에도 혼자 숙소 찾느라 고생은 했지만 차별에 대한 기억은 전무하니 말이다. 

###
그리스 아테네에서도 인종차별 당한 적이 있다.
아테네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버스에서, 판매상으로 보이는 인간이 자리잡고 시비걸며 비키라고 하고 서양 여자가 말리는 형국이었는데, 뭔가 중남미 불법이민자 같은 느낌이어서 그리스 아테네라고 인종차별국을 지칭하기엔 무리가 있어서 그냥 언급하지 않았다.

 

 오래된 기억이라 잊혀진 것도 있겠지만, 그래서 다시금 회상해 보고자 한다. 

 곧 여행기를 다시 써 볼 생각이다. 

 

'해외여행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베니스, 베네치아.  (0) 2021.04.16
산토리니 2 (필카모드)  (0) 2021.04.16
산토리니 1(필카모드)  (0) 2021.04.16
하늘 높은 줄 모르고...  (0) 2021.04.16
피사의 사탑 (feat.킹콩)  (0) 2021.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