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미 2

상수역에서,

상수역에서 비록 많은 기쁨을 누리진 못 했어도, 열정 없는 시냇물이 여전히 흘러도, 맛난 반찬도, 거룩한 거울도 명령도 의미없지만, 보라고 해도 안 보고 안 오고, 새로운 하늘과 땅을 찾아 떠나고, 그 외 옛날부터 존재했던 빌런들, 악마들. 아무 의미없는 나날들. 어차피 내 인생의 시나리오에서 더 이상 등장하지 않는, 엑스트라들일 뿐이니 상관없지만. 뭔가 좀 안타깝다, 코로나 시국으로 가려진 것일 뿐.

배은망덕

'은혜를 원수로 갚는다' 는 말이 있다. 잊을 테면 잊으라지 그걸로 모자라 원수로 갚는다는, 이 말은 나와 상관 없을 줄 알았지만 사실 인생 가운데 아주 많이 경험해 본 팩트들이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내가 하지도 않은 말이, 내가 뱉은 말로 둔갑되어 있고. 눈 앞에 없는 사람이라고 흉 보고 뒷담화라니. 더군다나 난 내 많은 시간들을, 니들을 위해 사용했는데. 설령 어떤 의심 섞인 정황이나 기분 나쁜 일이 있어도 사실 여부에 대한 합리적 의심은 충분히 해봐야지. 기나긴 시간으로 겪어본 내가 어떤 사람인진 알잖아. 뭐 가끔은 얼척 없는 말의 '이해 부족' 해프닝도 있지만. 십 수 년의 시간을 보내며 겪은 수 많은 일들 중 이미 난 떠나왔는데 총알받이인 건지 도마 위 생선인지 뒷담화의 대상이 되어 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