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 4

인연의 줄이란...1

내게 24시간의 손해와, 엄청난 마음 고생을 하게 만든... 심지어 굶어가며 아낀 피같은 돈까지 뜯으려던... 캐나다 거주 터키인, 나믹 할아버지. 70일간의 여행 중에서... 만나지 말았어야 할 인연 중 하나로 꼽힌다. 그러나... 1년이 지나고 나서 이 할아버지 사진을 보면. 웃을 수 있어서 좋다. 이런 사람도 있었구나... 내 여행을 풍요롭게 해 줬던 것 같다. 덕분에(?) 배는 굶었지만, 정신적으로. ^^ 택시기사 자말. 매일 사기가 난무했던 이집트 카이로에서. 그나마 믿을 만하다고 내가 신뢰를 보내 주었을 때... 그는 내게 배신을 보여 주었다. ㅡ,.ㅡ 결국 내 정성과 마음은 온데 간데 없이. 남은 것은 실랑이 뿐이었다. 시내 택시비보다 훨씬 비싼, 관광지에서의 바가지 가격의 음료수도. 마다하..

괘씸한 불량 핫팩 같으니.

*15년 전 봄, 난 그리스 아테네에서 산토리니 섬으로 들어가는 야간 페리를 타고 있었다. 유럽도 오스트리아 빈이나, 남유럽 바닷가는 꽤 추웠다. 더군다나 야간 페리를 탔으니 얼마나 추웠는지. (비수기라서 배 안의 seat 석이 비어 들어가도 되었지만, 난 원칙주의자라서 더더욱 열심...)아직도 추울 때면 빈과 산토리니 야간 페리는 늘 기억난다. 추울 때를 대비해서 인터넷 쇼핑으로 사 간 핫팩(그 당시 각 1,000원/7개 가량) 이 어이없게도 모두 불량이었다.추운 데 손난로(그 때는 핫팩보다 손난로라는 명칭이 더 익숙했다) 를 흔드느라고 내 손만 더 얼어붙고 말았다. 비싼 돈 주고 산 손난로가 제 구실을 하지 못한 것은 물론, 당장 판매자에게 따질 수도 없다.반품이나 교환도 지금은 어렵고, 눈 앞에 닥..

전조 증상

넷북 화면이 자꾸 끊긴다. 이거 그래픽 카드 문제거나 바이러스 문제겠구나 싶어, 전자보단 후자가 낫겠다 싶어 초기화 해 봤으나 우려대로 결과는 전자였다. 방구가 잦으면 똥이 나오듯, 전조 증상이 자꾸 반복되면 필연적으로 등장하는 팩트가 생긴다. 관계란 둘 이상 양자간의 신뢰가 기본이나 한 쪽에서 자꾸 불신을 가지면 지속될 수 없다. 뭔가 삐걱거리기 시작하면, 의도하지 않은 상황에 배신감을 느끼게 되기도 하고 더 이상 내 인생에서 상대방의 존재는 무가치한 역사가 되어 버린다. 온 마음과 정성으로 대했던 제자가 있었다. 돌아보면 그 때는 몰랐으나, 정말 자식처럼 대하곤 했다. 그런데 내 인생의 빌런 중 첫 손가락 꼽을 만한 사람이 되어 있는 것이다. 대놓고 질시하거나 방해하던 이들보다도 믿었던 측근의 배신과..

한 우물만 파던 사람의 말로.

주변에 은퇴한 운동선수들이 많다. 어려서부터 운동을 시작한 그들은, 한 우물만 팠기에 세상 물정을 잘 몰라 사기를 당하거나 은퇴 후 허망함과 허무함에 방황을 하기 십상이다. 나도 겨우 15년이지만 다른 좋은 기회나 찬스를 버리고 가르치는 일에 전념했다가 내려놓으니 한동안 허무함과 상실감이 무척 컸던 것 같다. 더욱이 그것이, 30년의 세월을 거치며 10대 20대 30대를 모두 보낸 장소에서의 은퇴식과도 같은 퇴장이었으니. 운동선수들의 은퇴와 다를 바가 없었다. 운동선수들의 은퇴식 장면, 그들의 고별사가 내 심정과 다름이 없다는 걸 보니 역시 한 우물만 파는 건 필요하면서도 서글픈 것 같다. 모든 걸 걸었는데 이젠 그럴 이유도 대상도 없고 더욱이 그 대가와 평가가 박하여 후회스럽다면. 여러가지 골고루 팔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