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을 방목하는 목장을 가 보면, 경계를 표시하고 양을 보호하는 울타리가 있다. 울타리는 천적들로부터 양을 보호해주고 가로막혀 있지만 아이러니하게 "확실한" 자유를 부여한다. 양들이 이 울타리를 버팀목으로 여기는 한, 울타리는 결코 양들을 배신하지 않으며 늑대와 타협하여 몰래 뒷문을 열어주지도 않는다. 그런데 문제는, 양들이 이 울타리를 불편해한다는 것이다. 울타리는 분명 적정 수준의 자유를 부여하지만 그 제한된 자유보다 전적인 자유를 원하는 양들은 울타리 저 너머의 자유를 갈구하기도 한다. 그 수준이 되면, 울타리는 양들에게 방해물이 된다. 오랜 시간 양들을 위해 썩어가는 나무 울타리여도 방해물로 인식되는 순간, 더 해 줄 일이 없다. 그렇다면 목자는 양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 울타리를 열어주며 갈 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