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외증조부님은 독립운동을 하셨고, 몇년 전 소천하신 외조부님은 6.25 참전용사셨다. 모친은 오남매의 장녀로 동생들 뒷바라지하려 좋아하던 노래와 학업을 일찌감치 접고 직장을 다녔고 평생을 대쪽같은 가난한 목회자의 사모로(외가는 과거 서초동 2층집에 살 정도로 부유했다) 헌신하며 사셨고 은퇴 직후 루게릭 병을 얻어 투병중이다. 일찍 돌아가신 조부님은 가문을 세우기 위해 당신의 아들보다 항렬상 윗대인, 아들의 사촌형에게 논밭을 물려준다. 덕분에 위에서 언급한 아들, 내 부친은 어려서 부친을 잃고 홀어머니를 모신 채 고학생이 되어 주경야독으로 직장생활 후 신학교를 갔다. 그리고 난 가난이라는 걸 어려서부터 맛보아야 했다. 사람이 가족에 속한다는 것, 가족의 구성원으로 가문을 이룬다는 것에 크게 괘념치 않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