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퀄라이져 2021. 4. 28.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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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태안반도, 구름포에서...>


    
난 오랫동안 외롭게도 솔로였다.

 

내 편은 아무도 없었고,

세상은 날 힘들게 했으며,

끼리끼리 웃고 떠드는 그 속에서...

난 철저한 아웃사이더 였다.

사실...

아웃사이더도 그렇게 나쁘진 않다.

외롭긴 했다.

그럼에도 난 그 아웃사이더를 즐겼었다.

내게 약점은 없었고,

나만 잘 간수하면 되니까.

 


사실 그 테두리 안에서는,

인사이더가 되고 싶을 정도로,

그다지 매력적이거나 특별히 친해지고 싶은 사람도 없었고.

사실 항상 다수(상대적 다수)가 옳은 것은 아니니까. 

아웃사이더로서의 내 모습이.

옳았는지도 모를 일이다.

최소한, 지금도 난 그렇게 생각한다.  

 

그런데...

아웃사이더를 그만두고 싶을 정도로.

괜찮은 사람을 만나게 됐다.

아무리 힘들어도,보면 웃음이 나고.

손 잡으면 날아갈 듯한 기쁨으로 가득차는...  

 

그렇게 오늘까지...

조강지처 같은 그녀와 함께 해 왔다.

힘든 일, 어려운 일을 함께 이겨 오면서.

이미 둘이 아닌 하나라는 사실을...알게 되었다. 

 

포기라는 단어는,

현실을 도피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편일 수도 있지만,

그 다음에 밀려드는 허탈감과 상실감,

이별로 인한 그리움은 주체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별했으면 힘들지 않았을 일도 많았다.

하지만 대부분은 우리의 문제가 아닌,

남으로부터의 핍박이었다.

지나치게 낙천적인 나를 힘들게 할 만큼...

하지만 난,

그런 모든 고통과 어려움을 감수하고라도.

단 하루를 살더라도 그녀와 함께 하고 싶었다.  

 

행복하고 기쁜 일을 함께 나눌 사람이 있다는 건,

정말 행복한 일이다.

만약에, 2002년 대한민국 4강 때,

유원지에서 친구들과 같이 응원하며, 함께 뛰며 웃는 가운데...

끌어 안고 기뻐할 수 있는 사람이 내게 없었다면,

결단코 4강이 그렇게 기쁘지는 않았을 것이다.

 

저 멀리서 웃고 있는 모습에 가슴이 설레이고...

나도 모르게 숨이 차도록 그녀에게 뛰어가고 있는 내 모습...

이건 분명히 내가 그녀에게 처음 한 쪽 무릎을 꿇고 말하던...

그 사랑 고백이...

아직도 이 심장처럼 그렇게 뛰고 있는 것이렸다.

 

아직도 내 입에서 그녀를 향해...

사랑한다는 말이 나올 때 쯤이면,

내 눈에선 눈물이 흐른다.

그 첫 감격과 설렘이 여전히 살아 있다.

 

부디,

나의 사랑이 식지 않도록,

너의 그 아름다움과남을 배려할 줄 아는 아량과,

용서할 줄 아는 넓은 마음과,

현명하게 처신하려는 지혜로움을 여전히 유지한 채로...

 

이 세상 끝까지 나와 함께 해 주지 않을래?

이 세상에서 나의 유일한 반쪽...  

 

그대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