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가치관과 살 빼기.

이퀄라이져 2020. 11. 8.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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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사실 전에도 많이 걸어다니긴 했으나 코로나로 거리두기가 미덕이 되고 집에 있는 시간이 늘자 살이 찌기 시작했다.
매일 걷다가 주1회 2시간만 걷게 되니 그 때 뿐이고,
스트레스는 먹성으로 푸는 내 스타일 상, 살 안 찌는 체질이 먹는대로 찌기 시작했다.

날 싫어하는 사람이 음해와 디스로, 배 나왔다고 놀렸던 것도 한 몫했고(사실 그땐 배보다 belt 때문이었는데)
자존감과 자신감이 무너지게 한 그 사람 덕분에ㅋ
자극받아서 현재 5kg 감량 중.
(주1회 씻던 사람이 내게 냄새난다며 자극줘서ㅋ 안 그래도 청결벽있는데 이젠 비데에 일2회 샤워까지. 애 키우면 뭐 토냄새 배고 그런거 다반사잖어. 나중에 애 낳아 키워봐라. 누가 너한테 냄새난다 그러면 어떤 기분인지. 그리고 결정적으로 난 향수애호가라 늘 스킨로션에 향수 냄새 남. 그러니 그건 후각과 상관없는, 사실과 다른 음해였을 뿐.)

이전 같으면 그냥 걷고만 말 텐데,
요즘은 화요일 목요일은 자전거 10km
수요일 금요일은 2시간 이상 걷기,
그리고 매일 복근복합스트레칭 200회
닭가슴살과 구운달걀, 곧 아몬드도 추가할 예정.


사실 내가 살찐 건, 집에서 버려지거나 애들이 남기는 음식들 처리하는 잔반처리반이었기 때문이 크다.
가난한 나라 도와주러 NGO 직원으로서 많이 가다보니 생각도 바뀌었고, 하루 두 끼만 먹겠다고 다짐했고
애들 교육도 가난한 나라와 농부 아저씨를 늘 상기시키나,
여전히 음식이 남거나 날짜 지나 버려지는 게 아까워 먹다보니.

다이어트를 맘 먹고 하는 지금도 그래서 갈등이 많다.
방금도 3일 지난 홍루이젠 샌드위치 하나 먹었고.
어제도 애들 밥 주니 볶음밥 두 숟갈이 남고.
난 탄수화물 끊어야 하는데.

이런데도 5kg 뺐으니까 독하게 했으면 더 뺐을 수도.
얼굴살과 뱃살만 빼면 되는데,
가치관을 바꿔 식도락으로 돌아가자니(사실 이게 내 지향점인데, 난 미식신-미식가+식탐많은 식신,이다) 자존감 해쳤던 과거 생각도 나고.
내가 어쩌다 저지경인 애한테 이런 소리까지 들을까 싶고ㅋ

그래서 해 보는데까지 해보련다.
뭐 먹은 날은 3시간 반에서 4시간 가까이도 걸어보고.
사실 먼 거리에 있는 망향 비빔국수 지날 때 정말 고민했다.

일단 가치관이 이러하니 음식 버려지거나 남기는 걸 못 보지만,
가난한 나라와 아이들이 떠오르지만 한 편으로는 다이어트 성공하려면 안면몰수해야...

결국 난 또 주변인이다, 중간에 끼어서.
애매하고 모호한, 규정짓고 정의하기 어려운 헤게머니 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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